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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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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Diary 2009/05/22 11:22

뭐임마

벨라를 데리고 연지공원 한 바퀴를 유유자적히 돌았다. 연못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청둥오리를 마주한 벨라는, 오리가 꽥- 하고 울자 '읭?' 하고 쳐다보더니 나를 올려다보며 '쟤 뭐래?' 하고 물어왔다.

"몰라 임마,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나도 좀 어이가 없어서 퉁박을 줬다. 그걸 왜 모르냐는 눈으로 이상하게 쳐다보는 벨라를 뭐임마- 하고 내려다봤더니, 헐 하고 뒤돌아서서 걷는다. 나는 그 뒤를 따라 걸으며 얘가 점점 엇나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엔 산책시켜주면 그저 좋아서 산책시켜주시는 주인님 와방멋져 쵸옥쵸옥 나는야 재롱둥이 이쁨받을테야 키랏☆이었는데, 오늘은 유별나게 까칠했다.

"그거야, 우리 둘만 먹고 저는 한입도 안주니 그렇겠지."

나는 손에 들린 타워버거를 묵묵히 쳐다보다 한입에 먹어치워 증거를 없앴다.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벨라 발을 닦아주고 간식을 꺼내서 먹였다. 그러곤 주인으로서 할 도리를 다했다며, 만화책을 펼쳐들고 엎드렸는데 벨라가 내 옆에 도사리고 앉는게 느껴졌다.

나는 책장을 펼치다가 아무 생각없이 벨라를 쳐다봤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보통 때는 옆에 달라붙어도, 제 등을 내 옆구리에 붙여 앉던 녀석이 꼭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기에. 놈은 그렇게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고개를 빠릿하게 쳐들고.

"뭐임마?"

나는 그냥 얘가 왠일인가 싶어서 물었다. 평상시 언어생활이 몹시 흉폭한 내 경우, 뭐임마는 욕도 아니고 강짜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질문이었는데.. 평소같으면 그 말에도 움찔해서 웅크리거나 놀란 표정을 지을 녀석이, 눈을 깜박거리더니 "뭐-!" 하고 고개를 치켜들고 들이민다. 난 진짜 어이가 없었다.

"뭐임마!?"
"......." (뭐!)
"어이쉐키. 뭐임마! 뭐!?"
"......." (뭐! 뭐!)

어쭈? 하고 뭐임마? 하고 물었는데 이쉥키가 뭐! 하고 대꾸하니까 어이가 육십구등분 되는 것이 느껴졌다. 뭐 이런 일이 다있나. 나는 다시 버럭, 하고 뭐임마? 하고 벌떡 일어나 놈을 노려봤는데, 진짜 평소같으면 움찔하고 저쪽으로 피할 녀석이 복지부동하고 엎드려선 뭐?! 뭐!? 하고 똑같이 눈을 쳐다보는데 엄마야, 내 혈압이..

"뭐임마!? 불만있어? 뭐!? 뭐!?"

벌떡 일어나서는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고 큰 소리로 뭐- 뭐-! 하고 목청껏 소리쳤더니 한참 씻던 큰언니가 문을 열고 나와서는, 뭣땜에 소리를 꽥꽥 지르냐고 쳐다보다가 벨라 이잣식이 반항하는 걸 쳐다보더니 엎어져서 울면서 웃었다. 좋아 죽겠다고. 어쩜그래 내가 강아지한테도 무시당하고 산다니까, 그냥 좋아서 눈물까지 흘리고.. 벨라는 큰언니가 나오자마자 지가 언제 반항했냐는 듯, 다정하게 다가와서 '내가 뽀뽀해줄게. 여기? 여기 해줄까? 여기두 해줄까?' 하고 친한 척 할짝할짝. 할짝할짝.

내가 참 어이가 없어서. 지가 이쁘면 단 줄 아는 듯. 지도 지가 이쁜 건 알아가지고. 어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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