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Daily/Diary 2009/07/06 19:47방금 뭐임
어제 타워버거 사러 나갔을 때를 빼면, 근 2주일 동안 산책 구경도 못해본 벨라 보기 민망해서 오늘은 퇴근하자마자 벨라의 산책을 시켜주겠노라 다짐했다. 현관문을 벌컥 열자마자
'오오, 못되쳐먹은 나의 싸랑스런 개새끼! 오늘이야말로 너의 제삿날, 아니 산책일이다!'
하고 외치며 현관으로 마중나온 벨라를 부둥켜안았다. 폭풍같은 인사에 더없이 놀란 벨라는, 내 말 중 오로지 산책이란 단어 하나를 귀신같이 알아채고 그 즉시 발광신과 접신해서 꼬리를 미친 듯이 흔들고 있었다. 나는 일단 배를 채우고 나가자고, 간밤에 작은언니가 몰래 숨겨둔 단팥빵 하나를 귀신같이 찾아내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벨라는 이미 안달이 날대로 나서 현관과 제 하네스가 있는 가방과 내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보채기 시작했다.
'녀석. 훗, 역시 이몸이 시켜주는 산책이야말로 완전최고란 사실을 알고 있긘.'
나는 뿌듯한 마음으로 빵봉지를 대충 집어던지고 모자를 찾아 썼다. 열쇠와 카드, 휴대폰을 바지주머니에 밀어넣고 잔뜩 신이난 벨라의 뒤를 따라 그만 좀 보채라며 운동화를 신고 일어섰는데, 아뿔싸? 벨라 빗을 안들고 왔네. 휙 돌아보니 벨라 빗이 책장 위에 얌전히 올라가 앉아있길래, 저 놈을 가지러 돌아섰다. 그런데 운동화를 벗으려니 뭐 귀찮고 나란 여자 원래 이렇게 살았고 하면서 발바닥을 천장을 보게 무릎을 꿇고 기어서 거실을 거쳐 안방으로 걸어가 벨라 빗을 한 손에 쥐고 다시 안방과 거실을 거쳐 현관으로 기어왔는데...
ㄱ-
벨라가 낑낑대면서 유난히 보챈다 싶더니 현관을 1미터 남겨놓은 그 시점에서 엎드린 내 어깨에 손을 턱 대고 일어서는 거임. 그래서 내가 읭? 하고 돌아보려는 찰나, 무언가 내 시선의 앞에서 하얀 것이 번쩍였다 싶더니
이 개새끼가 내 등 뒤로 뛰어올랐다. ㄱ-
이 건방진 개객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네 다리를 포박해놓고 고민하고 있다. 왠지 열심히 퀘몹 잡고 있는데 얼라한테 뒤치기 당하고 퀘몹 빼앗긴 기분이야. 용서못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소세지 뜯어다가 내가 다 먹어버릴까. 우왕.. 이런 하극상 나 살아생전 처음이야. 건방진 놈. 그 누구도 탐하지 못한 나의 등을 정ㅋ벅ㅋ하다니. 용서못해.
'Daily >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고귀한 발톱이시다 (6) | 2009/08/05 |
|---|---|
| 물 투정 (0) | 2009/07/27 |
| 방금 뭐임 (2) | 2009/07/06 |
| 와우와 다이어트 그리고 벨라 (4) | 2009/06/22 |
| 엄마 나는? (6) | 2009/06/11 |
| 난 그저 귀여웠을 뿐임 (0) | 2009/06/02 |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