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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졸라

전화번호부가 날아갔습니다. 휴대폰으로 문자 한통씩만 좀 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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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Diary 2009/09/18 17:06

벨라는 산책하고 싶어요

벨라를 데리고 산책나가면, 유독 나한테 불평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여자라 만만하니까 그러는 건지, 아니면 쌓인 불만을 털어낼 기회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눈에 띄니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공원에 들어서는 초입부터 그리 크지도 않은 공원을 한바퀴 돌면 하루에 한 명은 기본이요, 심한 경우엔 세 명이 날 둘러싸고 성토;한 적도 있었다.

첫 예방접종을 끝내고부터 3년 넘게 꾸준하게 다닌 공원이었지만, 몇몇 양식없는 사람들이 일을 저질러도 비난은 같이 다 받아서 아무리 꼬박꼬박 배변봉투 들고 다녀도 일단 의심의 눈초리를 먼저 받는다. 집에 가서 가방 내려놓고 배변봉투를 주머니에 넣고 휴대폰만 달랑 들고 나갔더니, 배변봉투도 안들고선 자기 생각밖에 할 줄 모르는 년이라는 소리를 들어서 주머니에서 배변봉투 꺼내서 들고 왔다고 보여줬는데도, 미안하단 말 한마디 듣지 못한 게 분해서 울면서도 꿋꿋하게 한 바퀴 다 돌고 집으로 왔던 적도 있고.

예전엔 그런 적이 없었다. 믹스견을 키우는 우리 아파트 3층 할머니와 아파트 입구에서 마주쳤을 때, 새로 이사온 세대에서 중대형견을 키우는 모양인데 엘리베이터 앞과 아파트 현관에 그대로 방치하고 가는 걸 몇번이나 봤다면서 지적해도 듣는 시늉도 안하더라면서 둘이서 아주 이글이글했었다. 둘이서 이야기하고 있으려니 지나가던 아파트 단지 거주하시는 시츄키우는 아저씨도 끼어들어서 투덜투덜. 그 아저씨나 할머니나 나나 억울한 건 매한가지다.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왜 우리가 비난을 들어야 하나! 도대체 누구냐! 맨몸으로 달랑 와서 싸고 가면 다냐!

마주치기 싫은 마음에 집에 틀어박혀 두문불출하다보니 정작 정말로 억울한 건 벨라다. 산책가잔 이야기를 들으면 귀가 쫑긋하고 꼬리가 반색해서 치켜올라가는 녀석인데, 아무도 산책가자고 해주는 사람이 없어 베란다를 쳐다보며 쓸쓸하게 턱을 괴고 엎드려 지낸다. 새로운 노선을 개척하겠다고 해반천을 걸을까 했더니, 해반천 도보는 수풀이 우거져 있어 아예 작정하고 방치하고 가는 사람이 더 많대.

오늘은 학교 운동장에라도 데리고 가서 달리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가는 길에라도 부딪히면 어쩌나 괜히 잘못한 것도 없는 - 솔직히 같은 애견인이라고 싸잡아 비난당하고 싶지는 않은걸! - 내 마음이 벌써부터 쿵쿵 뛴다. 얄미운 것들만 자꾸 생각나서 싫다. 기분좋은 것만 생각하고 싶은 가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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