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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Diary 2009/06/11 17:19엄마 나는?
면식 수행을 기본으로 하는 우리집 식단 때문인지는 몰라도, 벨라는 면류를 굉장히 좋아한다. 집에서 제일 즐겨 먹는 것은 라면 다음으로 빈번하게 야식 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비빔국수인데, 냄비에 물 끓여 면을 투하하는 순간 이미 벨라가 발 밑에 도사리고 앉아 초롱초롱 반짝반짝한 눈으로 '엄마 나 줄거지?' 하고 올려다 보는 것이다. 벨라가 하도 좋아하니까 물에 끓인 밀가루 많이 주는 건 안되겠지만 한 젓가락 정도는 괜찮겠지 싶어서 끓이다가 몇 가닥 건져서 내려주면, '우왕!' 하고 꼬리를 흔들면서 넙죽넙죽 받아먹는데 한 대 패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게 잘 먹는다. 엄마가 그 재미에 맛들리시고 비빔국수 만들 때마다 벨라를 부르는데, 부르기 전에 이미 벨라가 엄마 옆에 찰싹 붙어 앉아있다는 게 포인트.
그런데 어제 엄마가 냉면을 만들어주셨다. 방만하기 이를 데 없는 딸들은, 한 그릇씩을 앞에 끼고 자리에 엎드려서 젓가락질을 시작했는데 벨라가 고개를 갸웃갸웃거리더니 엄마의 옆으로 갔다. 이제 좀 누워볼까 하고 똑같이 냉면 그릇을 들고 엎드리려던 엄마와 눈이 마주치더니,
'으아아아아아아앙'
하고 울부짖었다. 지껀 왜 없냐고. 뒷발로 일어서서 앞발 한 쪽을 엄마의 팔에 얹고, 한 발을 구부려서 가슴께에 대고선 으잉? 우잉? 아잉? 하고 고개를 이렇게 저렇게 갸웃대며 '왜 내건 없어? 엄마 나는? 나능?' 하고 쳐다보는 벨라의 시선을 이기지 못해,
엄마는 결국 국수 면 다섯 가닥을 뽑아다 일부러 삶아다가 가지고 왔다는 이야기.
그래서 우리집엔 항상 소면 봉지가 쌓여있다. 찬장 한가득.
+ 모 커뮤니티에서 벨라 사진을 보고 어떤 분이 그러주신 의인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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