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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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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Diary 2009/05/08 12:31

제발 그것만은

벨라는 화장실을 다녀오면 항상 기분이 좋다. 배변시트가 있는 방에서부터 신나게 거실을 가로질러 경쾌하게 안방으로 달려들어와서는, 문 앞에 앉아 잘 털렸나 닦였나 낼름낼름 확인한다. 그러다 나랑 눈이 마주치면, '으헤헤헤, 언니가 젤루 좋다!' 하고 달려와서 그 입 그 주둥이 그대로 뽀뽀를 할짝할짝.

"······."

기분이 너무너무 좋아서 헤실헤실 웃는 얼굴로 올려다보며 눈을 맞춰오는 놈을, 차마 밀어내지는 못하고 고개만 저쪽으로 돌려 그, 그래 하고 피해보지만, 참말로 나를 사랑한다는 녀석은 사양하지 말라며 꼭 달라붙는다. 내가 싫어? 싫은거야? 왜 피해? 내가 싫어졌어? 밀어낼라치면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놈의 시선을 마주치지 못해, 내가 참 괴롭다. 얘는 왜 꼭 화장실을 다녀와서 이러는 걸까.

"알겠나, 쏭벨라? 네가 뽀뽀를 하고 싶다면, 말리진 않겠어. 다만 한가지만 지켜라. 난 꼭 마지막 순서로 해다오. 저어기 널 사랑하는 언니들이 둘이나 대기하고 있군. 저 둘을 실컷 핥아주고 나한테 오라긔. 알았나?"

난 놈에게 단단히 일렀다. 다 알겠다고 나만 믿으라고 고개를 몇번이나 끄덕이며 내 손에 들린 간식을 애타게 쳐다보던 녀석은, 또 저녁에 화장실을 다녀오곤 잔뜩 기분이 좋아져서 펄쩍 내 자리로 뛰어들었다. '다 내 애정이 깊단 뜻이야.' 낼름낼름 핥아주고는 기분 좋은 얼굴로 내 옆에 도사리고 웅크리는 녀석을 어쩌지 못하고 한숨만 쉬었다. 내가 이래 사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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